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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22일
![]() 3월 19일 나는 고등학교 친구인 한님군과 오랜만에 만나 영화를 보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이 영화를 보기로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트릭스를 만든 워쇼스키 형재가 제작을 맞고 각본은 썼다고 하니 무언가 대단한 것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매트릭스는 철학적인 담론을 오락적으로 잘 표현해 낸 수작 이었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은 워쇼스키 형재가 정말 매트릭스 정도의 말밖에 하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다. 매트릭스가 수준이 낮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철학적 담론보다는 오락적 볼거리가 더 많았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이들 형제가 매트릭스 보다 좀더 오래전에 영화화하길 원했던 만화 원작의 작품이었다. 나는 원작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다행일지도 . 영화는 단지 영화일 뿐 이니까.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을 선동하여 권력을 잡고 그것을 유지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묘사하는 세상은 통금시간이 존재하며 그것을 어길경우 일종의 비밀 경찰들이 밤에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무작위 체포 구금 폭행을 행사한다. 당의 의사에 반하는 언동을 하는 사람은 모두가 강제 연행되어 고문 당하고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 풀려나오지 못한다. 모든 언론은 통제 되고 있고 방송국은 당국의 검열을 통과한 것만 방송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그것이 거짓인것을 알면서도 반항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만 다닐뿐 그들의 자유 의지는 없다. 이런 세상에가면을 쓴 '브이'가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그는 여타의 초인적인 캐릭터들에 비해서 그 능력은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근육의 힘이 좀더 강하고 반사신경이 좀더 빠른 정도랄까. 물론 영화속에서의 이야기지만 그 정도의 능력은 무협영화의 고수정도의 느낌이다. 나름대로 초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브이는 열심히 노력한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 그 자신도 독재정권의 실험피해자였으며 그 실험에 의해서 남들보다 좀더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게 다를 뿐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민주투사의 모습과 다를바 없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속의 억압된 사회는 우리나라의 개발 독재 시대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그때도 언론의 자유는 없었으며 온갖 부페가 난무했고 민주투사들은 강제 연행되어 고문을 받아야 했다. 사람들은 눈앞의 작은 행복을 위해서 독재자가 던져준 작은 행복에 만족해 하던 시절이었다. 독재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언론의 통재와 공포다. 언론을 통재함으로써 사람들의 세계인식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잡아 둘 수 있으며 이것은 자신들에게 반하는 다른 의견을 제거한다. 비교대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들은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된다. 우리 나라도 외신을 자유롭게 접할 수 없었던 나라다. 법으로는 표현의 자유가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서 그것을 말살했다. 공포는 사람을 가장 손쉽게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통치 수단이다. 영화에서 서틀러 의장은 미국이 3차대전을 일으켜 영국이 어려워 졌으며 그 시련을 자기들이 물리쳤다고 선전한다. 티비에서는 미국에 대한 증오가 늘상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그것에 동조한다. 미국이 언제 처들어 올지 모른다는 강박감을 심어 주어 사람들에게 조국에 대한 충성과 단결을 강조한다. 정치적으로 적이란 존재는 내부적 결속을 강화해 주는 좋은 도구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각급학교에서 반공포스터를 그렸고 언론에서는 김일성 나쁜놈 북한 개세끼 들이란 논조로 수많은 기사를 써댔다. 잊을 만 하면 북한에 의해서 죽어간 사람들과 그들의 만행을 부각했으며 그것을 증오할 수밖에 없도록 교육했다. 내 나이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어릴때 이승복 기념관에 가봤을 것이다. 그곳은 온통 북한에 대한 증오로 가득찬 글과 사진들 뿐이었고 ... 당연히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봐야하는 영화는 무장 공비가 어린 이승복의 입을 ㅤㅉㅣㅅ고 가족을 칼로 무참히 난자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끔찍한 장면에 우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광분하면서 북한을 미워하게 되었다. 또 하나 우리는 어릴때 부터 극일을 외치면서 살았다. 매년 3.1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일본이 나쁘다는 논조의 영화가 수없이 나왔고 스포츠 한일 전은 국가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였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을 이유없이 미워하고 증오하지만.. 막상 그 일본을 증오하라고 선동한 사회지도층(정치가, 대학교수, 언론인등)들은 일본의 극우적 정치가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한일간의 문제가 생겨도 내부적으로는 일본을 욕하면서도 자기들 끼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밀실 협상을 하곤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일본육사 나온건 아주 유명한 일이다. 더구나 그는 남로당 활동을 했다가 잡혀서 동료를 배신하고 탈당한 경력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렇게 외부의 적에대한 증오의 마음을 강요받으면서 사회 내부적인 부조리에 대해서 망각하거나 침묵을 강요당하곤 했다. 이 브이의 세계관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세상을 비추고 있다. 영화는 결국 민중의 힘으로 정권의 붕괴를 이끌어 내고 세상에 편견없는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도래했다는 것으로 끝맸는다. 지금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가.? |